[수량, 가격, 유행보다는 품질]

나는 제품에 대한 소유욕이 강한 편이다. 내가 원하는 제품을 사고 나서도 경쟁사 제품이 눈에 아른거릴 정도다. 그래서 나는 소유욕을 절제하고 좀 더 나은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소비습관을 바꾸었다. 바꾸고 나니 몇 가지 달라진 점이 보인다. 첫 번째는 적게 사는 대신 살 때 좋은 물건을 사게 되고 두 번째는 물건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상품을 사게 된다는 것이다. 또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들이 즐비해 있는 시장에서 내가 제품을 고를 때 확인할 criteria를 몇 가지 정해봤다. 물론, CPG상품이나 낮은 가격대의 소비재는 딱히 생각하지 않고 매번 사는 제품을 산다. 리스트화해서.

  • 좋은 재질로 만들었는가
  • 오래 쓸 수 있는가
  • 유행을 타지 않는가
  • 브랜드의 가치가 무엇인가
  • 고객관리를 어떻게 하는가

소비자가 가져야 할 생각은 품질 우선이어야 한다. 특히 제품이 기본(basic) 제품이라면 (ex. 티셔츠, 양말, 셔츠 등) 말이다. 제품의 종류를 막론하고 좋은 재질로 만들었는지,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인지, 내게 꼭 필요한지 (그만한 가치가 있는지) 에 대한 까다로운 심사가 필요하다. 여담이지만, tangible good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같은 intangible good를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의 심사가 적용되어야만 할 것이다.

많이 사서 옷장 등을 꽉 꽉 채우는 것보다, 수량은 적고 작은 게 좋다. 마음을 깨끗이 비워야 새로운 생각이 생겨나듯 옷장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. 양 (그 돈이면 다른 걸 더 많이 사겠다는)은 물론이고 가격, 유행에 끌려다니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. 유행에 이끌려, 트렌드에 이끌려 사는 것은 정말 멍청한 짓이다. 1년도 채 못 입고 버릴 옷은 정말 아까운 거다.

여담이지만, 그저께 친구와 얘기를 하다가 나온 말인데, 우리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. 동의하는 바다.

또 가격을 보는 것도 좋아하지는 않는다. 가격이란 것 자체가 기업이 소비자의 willingness-to-pay를 예측하고 제시하는 재화에 대한 수치적인 가치다. 이 구조 자체는 곧 기업이 제품에 대한 가치를 산정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. 그래서 나는 내가 생각한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. 가격이 비싸든 저렴하든 간에. 그리고 양(quantity)도 중요하다. 단적인 예로 $250 달러짜리 Allen Edmonds 구두 한 켤레를 사느니 그 돈이면 $50짜리 fast-retailing 브랜드 구두를 다섯 켤레 사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. 그러나 이건 Allen Edmonds의 craftsmanship과 그 구두에 들인 정성과 시간을 간과하는 생각이다. 이 부분은 브랜드의 가치와 고객관리 (가치의 일환)의 연장선이다. Craftsmanship이 필요한 업계에서는 제품 그 자체보다 장인이 제품을 창조하는데 들인 시간을 산다고 하는 게 더 맞는 말이다.

물론 소비는 과한 정도가 되는 순간 낭비가 된다. 위에서 말했듯 Allen Edmonds의 브랜드와 장인정신을 높게 평가하여 $250을 주고 구두를 구매하는 것까지는 좋다. 그러나 소비자의 수입과 경제 상황을 간과한 채 소비하는 것은 분명한 낭비다. 그리고 “그 구두 사느니 같은 돈으로 Zara나 H&M 구두를 다섯 켤레 (혹은 다른 의류) 사겠다”는 생각도 낭비다. 많이 사는 것도 낭비이기 때문이다. 하나를 사서 오래 쓰는 게, 다섯 개를 사서 몇 달 안 가 디자인에 질리고 퀄리티에 질려 또 사게 되는 것도 낭비라는 것이다.

소비는 횟수로는 최소화해야 한다. 최대한의 가치를 적게 사야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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